삼가고초, 하늘에서는 마음껏 뿌리내리길
흙이 말랐을 때였다.
날씨도 급 따뜻해지고, 삼한 사한은 개나 줘 버려라는 식으로 올봄의 첫 관수를 듬뿍 주었다.
봄의 관수 후에 향긋한 흙냄새가 났다.
물에 젖은 숲 냄새같은 게 났다.
그것이 죽음의 냄새일 줄은 모르고 봄에 취해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봄의 시작이자 싱고니움의 시작이 되리라 생각했더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뿌리부터 썩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옅은 생명이 느껴지던 초록의 새싹은 이제 없다.
슬프다.
식물의 생장은 꺼져가기 시작하면 다시 되살리기가 정말 어렵다.
쉽게 시들기는 쉽지만 다시 살아나기는 정말 어렵다.
너무 다치기 전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아야 한다.
너무 늦은 뒤에는 애정을 쏟아도 소용이 없을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을 때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초설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을 까?
아직 줄기는 괜찮아 보인다.
관수 양을 조절하고(5일에 한 번씩 원래 주던 양의 반만 주고 있음),
일조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햇살이 강할 때에는 창가에 무조건 내놓고 있음-코로나 때문에 가능해졌다..)
코로나로 지갑 사정은 힘들어졌지만 나의 식물들에게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시기가 되리라 생각이 된다.
P.S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대폭적인 분갈이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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