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보고서13 식물을 죽이는 확실한 방법: 물주기(관수) 세상에는 식물을 죽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수년간 연쇄살식마로써 죽여왔던 식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식물을 죽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만 고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방법은 물 주기 바로 관수가 아닐까 싶다. Ⅰ. 식물을 죽이는 확실한 방법: 물 주기 식물을 키워본 적이 있다면 곤혹스러운 순간이 나름 정성을 담아 키우는 데 나날이 식물이 죽어가는 것이다. 식물을 샀던 데에 가서 물어봐도 뾰족한 원인을 찾을 수가 없다면 물 주는 패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은 어떻게 줘요? -흙이 마를 때 한번 씩 주세요. -얼만큼 줘요? -흙이 적을 만큼 주세요. 거짓말 안하고 식물을 팔았던 3 년동안 하루에 50 번도 넘게 한 대화였다.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다.. 2020. 7. 24. 곡선과 직선 - 한 몸통 두 아이의 탄생 이사는 사람에게도, 식물들에게도 고단한 일이다. 대부분의 식물들(싱고니움과 초설 제외)은 잘 적응했고, 겨울도 잘 났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친구들은 환경의 변화를 몸통 그대로 받은 친구의 이야기이다. 이사를 올 때에 나는 택시를 잡아서 식물들을 먼저 옮겼다. 이사 갈 집에 먼저 가서 식물들을 조심스럽게 옮겼었다. 동선을 생각해 화장실에 옮겨놨다. 밖에 빼놓고 싶었지만 집주인이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차선의 선택을 했다. 불안했지만 출근을 했고, 돌아오니 집은 난장판이었지만 대강의 구조는 잡혀있었다. 오자마자 식물들을 살폈다. 대부분 아이들은 옮겨놓은 그대로였지만 꼬부랑 선인장이 반토막 나있었다. 순간 짜증이 몰려왔지만 진정하고, 수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 아이를 살리리라’ 사뭇 진지하게 빈 화분에.. 2020. 5. 4. 동네 식물 세번째-합정 어떤 커피집 앞에서 동네 식물 세번째 -합정 어떤 커피집 앞에서 햇살이 따스하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두꺼운 옷을 벗고, 얇은 겉옷을 입고 나섰다. 이 날은 아는 동생의 고양이인 '댕댕이'를 처음 보기로 한 날이었다. 그 아이가 좋아할만한 간식을 사고, 동생을 기다리며 커피를 한 잔 먹었다. 그 동안 집에 박혀 있으면서 사실 나가서 커피를 사먹지 않았었다. 근 한달 반만에 사먹은 커피는 그냥 그랬다. 하지만 커피를 들고, 햇살 아래 걸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했다. 커피가 좋은 게 아니라 햇살이 좋았다. 커피를 기다리며 가게 한켠에서 자라고 있는 이름모를 친구를 찍었다. 특이한 생김새여서 한 장 남겼다. 걸어가면서 길 가의 꽃집에서 특이한 꽃들, 눈에 익은 꽃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다. 꽃구경 하면서 커피를 .. 2020. 4. 16. 삼가고초 : 싱고니움 / 초설 근황 삼가고초, 하늘에서는 마음껏 뿌리내리길 흙이 말랐을 때였다. 날씨도 급 따뜻해지고, 삼한 사한은 개나 줘 버려라는 식으로 올봄의 첫 관수를 듬뿍 주었다. 봄의 관수 후에 향긋한 흙냄새가 났다. 물에 젖은 숲 냄새같은 게 났다. 그것이 죽음의 냄새일 줄은 모르고 봄에 취해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봄의 시작이자 싱고니움의 시작이 되리라 생각했더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뿌리부터 썩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옅은 생명이 느껴지던 초록의 새싹은 이제 없다. 슬프다. 식물의 생장은 꺼져가기 시작하면 다시 되살리기가 정말 어렵다. 쉽게 시들기는 쉽지만 다시 살아나기는 정말 어렵다. 너무 다치기 전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아야 한다. 너무 늦은 뒤에는 애정을 쏟아도 소용이 없을 수 .. 2020. 4. 1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