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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fter/영화 리뷰

스파이더맨1

by cacto19th 2020. 4. 5.

 

줄거리

  피터 파커는 우연히 유전자 변이 거미에게 물리게 된다. 거미에게 물린 후 지극히 평범한 피터 파커 찌질이는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게 된다.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짝사랑 메리 제인을 구해주기도 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그린 고블린의 등장으로 스파이더맨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베놈과 스파이더맨

소니의 마블

 

  <베놈>의 세계관이 확장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베놈, 카니지, 모비우스, 닥터 오?등의 인물들이 얽힌 이야기이자 소니의 마블 세계관이다. 이 가운데 소니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스파이더맨 역시 같이 엮기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보고 싶어 졌다.

 

 

  2000년대 초반의 영화와 음악을 좋아한다. 아마도 나의 유년시절에 보고 들었던 것들이어서 익숙하고 반갑기에 그런 것 같다. 아무튼 그 시절 영화 특유의 색감을 정말 좋아한다. 쨍한 색감의 영화도 많았고,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의 색감도 많았다.

 

 아무튼 이때만의 색감과 이제는 티가 많이 나는 CG 그리고 뻔한 구성과 약간 연극적인 연기까지도 정겹다. 심하게 거슬리는 영화도 있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까지 적당하게 밸런스가 맞춰진 것 같다.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아하는 데 처음 보는 것과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토비 맥과이어의 앳된 얼굴과 탄탄한 몸매 같은 것 말이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다시 보니 몸매가 좋다..

 

 

보이지 않던 것들

  토비 맥과이어의 몸매만큼이나 재미있는 영화 속 구성이 있었다. 영웅의 탄생과 선택에 관한 화두이다.

 

  그때에는 몰랐지만 스파이더맨과 그린 고블린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참 흥미로웠다. 피터와 노먼이라는 두 사람은 각자 특별한 경험으로 인해서 범상치 않은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데 아직은 영웅이라 부르기에는 모자라다. 둘 다 힘은 가지고 있지만 영웅과 악당 그 경계선에 서있는 캐릭터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둘 다 힘을 얻고 나서 바로 영웅과 악당이 되는 게 아니더라는 것이다. 두 캐릭터 전부 힘을 얻은 후 악동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과도기로 접어든다. 여기서 둘의 운명이 갈라지게 된다. 과도기에서 위기 즉, 부당한 일을 당하게 될 때에 둘의 선택이 갈린다.

 

 피터는 권투시합에서 딴 돈을 챙긴 악덕 사장이 도둑을 맞자 일부러 묵인한다. 하지만 그 도둑이 자신의 숙부를 죽이자 깊은 슬픔에 잠기게 된다. 숙부의 죽음이 피터로 하여금 스파이더맨으로써 정체성을 만드는 중요한 초석이 된다. 피터는 그 경계선에서 잠시 폭주하지만 결국 선을 택하게 된다. 본인이 말한 대로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된 것이다. 노먼은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앙금을 품고, 자신을 쫓아낸 이사진들을 없애기로 마음을 먹는다.

 

 

 실제로 두 인물 모두 경계선에 서있었고, 부당한 일을 당했지만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한 명은 선인으로써 한명은 악인으로써 남기로 한 것이다. 그러한 선택은 전부 자신의 의지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가 중요해 보였다.. 피터는 숙부와 숙모와 같은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고, 노먼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주변인에게 얼마큼의 영향을 받는지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나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두 인물이 선택을 내릴 때에 피터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존재했고, 노먼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영화에서 나오듯이 선은 주변을 은은하게 물들이고, 악은 자신을 파괴한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보여준다. 사실 노먼에게 그만큼의 영향을 주진 못했지만 아빠를 존경하는 아들이 있었고, 그가 누리는 환경도 부유하니 관점에 따라 노먼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주변인과 주변 상황이 존재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두는 것과 그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여유를 놓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각박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마음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예전과 다른 선택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의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때때로 여유가 없어서 보지 못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도 늘 챙겨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못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노먼도 초반에는 건강한 아버지이자 성공한 사업가이지 않은 가! 그런 그도 한번 그린 고블린이 되자 점점 그에게 잠식당해갔다.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 흥미롭지 않은가. 

 

 너무도 뻔한 권선징악의 구도였지만 요즘처럼 선인은 보기 힘들고, 악인은 악인답게 보이지 않는 시대에서 이렇게 분명한 이야기 구조가 반갑게 느껴진다. 악인은 악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선인 인척 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클리셰한 서사구조가 오히려 통쾌하기까지 하다.

 

 옛날 영화지만 옛날이어서 느낄 수 있는 정서들과 메시지도 좋았고, 간간히 보이는 반가운 얼굴들도 좋았다. 후속작이 많은 시리즈지만 사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스파이더맨이기도 하다. 그가 선인으로 남아서 좋았다. 거대한 영웅까지는 아니어도 큰 책임을 지는 다정한 이웃이어서 좋았다.

 

 이 외에도 영화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과 여러 인간상의 모습들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었다. 스파이더맨의 편에서 그린 고블린과 맞서는 시민들의 모습들이나 이익에 따라서 재단되는 영웅상 등은 곱씹을수록 재밌다. 

 

깜짝 얼굴들

1)피터가 참가한 권투시합의 접수원

-<shape of water>에서 나온 주인공의 친구다!

 

2)권투시합에서 막 등장할 때 너의 거미다리를 다 뜯어버릴거야!’라고 말하던 살벌한 언니

-(닮은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제니퍼 로페즈다!

 

It's stinks. And i don't like that!

3)중반에 스파이더맨에 관해서 증언하는 시민들 중 경찰관 다음으로 나온 사람 

-시트콤 <럭키 루이>에서 괴짜빡빡이로 나온 아저씨다!

 

4)피터의 사진을 돈으로 바꿔준 여자

-시트콤 <모던패밀리>에서 캠과 미치의 친구 샘이었다!!!

 

P.S 딴 소리지만 그린 고블린이 슬레이더 타는 걸 보니까 갑자기 보드가 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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